세금 그릇과 물가까지 점검하는 법 — 점검편
이 글을 끝내면, 세금이 새는 자리를 막았는지 확인하고 지금 상품을 갈아탈지 말지를 숫자로 판단할 수 있게 됩니다. 걸리는 시간은 20분입니다.
앞의 두 글에서 비용을 봤습니다. 그런데 새는 곳은 세 군데였습니다. 수수료, 세금, 그리고 물가입니다. 비용만 막고 끝내면 나머지 둘은 그대로 남습니다.
이 글만 읽어도 됩니다. 앞 글을 안 봤다면 지금 가진 상품 하나와 그 평가금액만 알아도 끝까지 따라올 수 있습니다.

이 글을 끝내면 손에 남는 것
두 가지가 남습니다. 하나는 ‘세제 혜택 계좌를 쓰고 있는가’에 대한 예·아니오, 다른 하나는 ‘지금 갈아타는 것이 이득인가’에 대한 계산 결과입니다.
세금은 조용합니다. 이자와 배당에 붙는 15.4%는 대개 알아서 떼고 입금되기 때문에 낸 기억이 없습니다. 안 낸 게 아니라 이미 낸 것인데, 눈에 안 띄니 점검 대상에서 빠집니다.
물가는 더 조용합니다. 물가가 3% 오르면 가만히 둔 돈은 사실상 3% 손해를 본 셈입니다. 통장의 숫자는 그대로인데 살 수 있는 것이 줄어드니,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안전한 선택은 아니게 됩니다.
준비물
하나. 앞 글에서 만든 비교표. 없으면 지금 상품의 총보수 하나만 있어도 됩니다.
둘. 연금저축·IRP·ISA 계좌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앱. 만든 기억이 없어도 회사에서 만들어 준 IRP가 있을 수 있습니다.
셋. 계산기. 갈아타기 판단에서 나누기와 곱하기를 몇 번 합니다.
1단계 · 세제 혜택 계좌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이 단계를 먼저 하는 이유는, 갈아타기보다 이쪽이 대개 효과가 크고 위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상품을 바꾸는 일에는 비용과 세금이 따라오지만, 아직 안 쓰던 계좌를 여는 데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무엇을 — 연금저축, IRP, ISA 중 무엇을 가지고 있고 무엇이 비어 있는지 확인합니다.
어떻게 — 각 앱의 계좌 목록을 봅니다. 회사가 만들어 준 IRP는 퇴직연금 사업자 쪽에 있을 수 있으니 그쪽도 확인하세요. 계좌만 있고 안이 비어 있는 경우도 흔합니다.
됐는지 확인 — 세 가지 각각에 ‘있음·비어 있음·없음’ 중 하나가 적혀 있으면 됩니다.
2단계 · 어느 돈을 어느 그릇에 담을지 정합니다
같은 상품이라도 어느 계좌에 담느냐에 따라 손에 남는 돈이 달라집니다. 세금 자체를 없앨 수는 없지만, 이 계좌들은 세금을 뒤로 미뤄주거나 세율을 낮춰 줍니다. 그래서 오래 둘 돈일수록 그릇을 고르는 일이 수익률만큼 중요해집니다.
무엇을 — 앞 글에서 ‘5년 이상’으로 표시한 돈이 지금 어느 계좌에 있는지 확인합니다.
어떻게 — 오래 둘 돈이 일반 계좌에 있고 세제 혜택 계좌가 비어 있다면, 앞으로 넣는 돈부터 그쪽으로 보내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미 있는 돈을 옮기는 것보다 새로 넣는 돈의 방향을 바꾸는 편이 간단합니다.
됐는지 확인 — 다음 달에 넣을 돈이 어느 계좌로 갈지 정해졌으면 됩니다.


3단계 · 중도 인출 조건을 확인합니다
혜택에는 조건이 붙습니다. 이 계좌들은 대개 중간에 빼면 받았던 혜택을 토해내야 합니다. 그래서 오래 둘 돈만 넣는다는 전제가 깨지면 오히려 손해가 됩니다. 이 확인을 안 하고 넣었다가 급하게 빼는 일이 가장 아깝습니다.
무엇을 — 각 계좌의 중도 인출 조건과 그때 붙는 불이익을 확인합니다.
어떻게 — 계좌 상세나 상품 안내에서 ‘중도 해지’, ‘중도 인출’ 항목을 봅니다. 조건은 계좌 종류마다 다르므로 각각 확인해야 합니다.
됐는지 확인 — 넣기로 한 금액이 앞으로 몇 년간 안 써도 되는 돈인지 스스로 답할 수 있으면 됩니다. 아니라면 그 돈은 일반 계좌에 두세요.
4단계 · 갈아타기를 계산합니다
여기가 앞의 두 글이 향하던 지점입니다. 비용이 낮은 상품을 찾았다고 바로 옮기면 안 됩니다. 옮기는 데도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아낄 돈과 옮기는 데 드는 돈을 비교해야 판단이 섭니다.
무엇을 — 한 해에 아낄 금액과, 옮길 때 한 번 드는 비용을 각각 구합니다.
어떻게 — 아낄 금액은 총보수 차이에 평가금액을 곱한 값입니다. 드는 비용은 환매수수료·해지 불이익과, 이익이 난 상태에서 팔 때 붙는 세금입니다. 드는 비용을 아낄 금액으로 나누면 몇 년 만에 본전인지가 나옵니다.
됐는지 확인 — 그 햇수가 이 돈을 둘 기간보다 짧으면 갈아타는 편이 유리하고, 길면 그대로 두는 편이 낫습니다. 숫자가 나왔으면 이 단계는 끝입니다.
| 볼 것 | 어떻게 구하나 | 판단 |
|---|---|---|
| 한 해 아낄 돈 | 총보수 차이 × 평가금액 | 클수록 갈아타기 유리 |
| 옮기는 데 드는 돈 | 환매수수료 + 해지 불이익 + 매도 시 세금 | 클수록 그대로 두기 유리 |
| 본전까지 걸리는 햇수 | 드는 돈 ÷ 한 해 아낄 돈 | 둘 기간보다 짧으면 갈아타기 |

5단계 · 다시 볼 날짜를 정합니다
마지막 단계가 필요한 이유는, 비용과 세제는 바뀌기 때문입니다. 상품은 보수를 내리기도 하고, 더 싼 상품이 새로 나오기도 합니다. 한 번 확인하고 끝내면 몇 년 뒤에 다시 같은 자리에 서게 됩니다.
무엇을 — 이 점검을 다시 할 날짜를 정합니다.
어떻게 — 달력에 알림을 겁니다. 1년에 한 번이면 충분합니다. 연말정산 시기에 맞춰 두면 세제 혜택 계좌와 함께 볼 수 있어 편합니다.
됐는지 확인 — 달력에 일정이 실제로 들어가 있으면 됩니다.
여기서 막힙니다
막힘 1 · 세제 혜택 계좌가 여러 개인데 어디부터 채워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조건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기준은 하나입니다. 중간에 뺄 가능성이 낮은 돈일수록 조건이 까다로운 계좌에 넣습니다. 뺄 가능성이 있는 돈은 조건이 느슨한 쪽에 두세요.
막힘 2 · 물가는 어떻게 막나요. 막을 수는 없습니다. 다만 쓸 일이 정해지지 않은 목돈이 몇 년째 그대로 있는 상태를 피하는 것이 대응입니다. 비상금은 값어치가 조금 깎이더라도 바로 꺼낼 수 있어야 하니 그대로 두는 게 맞습니다. 문제는 비상금이 아닌 돈이 비상금처럼 놓여 있는 경우입니다.
막힘 3 · 계산해 보니 갈아타는 게 손해로 나옵니다. 그러면 그대로 두는 것이 맞는 판단입니다. 다만 앞으로 새로 넣는 돈은 낮은 상품으로 보내세요. 이미 있는 돈은 두고 새 돈의 방향만 바꾸는 것으로도 평균 비용은 서서히 내려갑니다.
완료 체크리스트
| 항목 | 적을 것 | 다 됐는지 |
|---|---|---|
| 세제 혜택 계좌 | 연금저축 / IRP / ISA 각각의 상태 | 세 줄이 채워짐 |
| 다음 달 넣을 곳 | 계좌 이름 | 정해짐 |
| 중도 인출 조건 | 몇 년 안 써도 되는 돈인지 | 스스로 답함 |
| 갈아타기 | 본전까지 걸리는 햇수 | 숫자가 나옴 |
| 다시 볼 날 | 1년에 한 번 | 달력에 들어감 |

다음 글로
여기까지 하면 새는 곳 세 군데를 모두 점검한 것입니다. 지영이 한 일도 이게 전부였습니다. 대단한 투자 실력이 아니라 한 번 확인한 것뿐이었는데, 새어나가던 돈의 상당 부분이 막혔습니다.
그런데 새는 걸 다 막았다면 마지막 질문이 남습니다. 이 돈을 대체 어디에 둬야 할까요. 안전하게 지키면서 불리려면 어떻게 나눠 담아야 할까요. 다음 편에서 그 답을 찾습니다.
→ 1편 · 내 금융상품 비용 점검하는 법 (준비편)
→ 2편 · 총보수 찾아서 비교하는 법 (실행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