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금융상품 비용 점검하는 법 — 준비편

이 글을 끝내면, 내가 가진 금융상품이 몇 개이고 그중 어느 것을 가장 먼저 봐야 하는지가 종이 한 장에 정리됩니다. 걸리는 시간은 10분입니다.

비용을 줄이는 일은 상품을 갈아타는 것부터 시작하지 않습니다.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순서를 반대로 하면 엉뚱한 상품을 건드리게 되고, 정작 비용이 가장 크게 새는 곳은 그대로 남습니다.

이 글은 준비편입니다. 실제로 숫자를 찾아 비교하는 일은 다음 글에서 합니다. 여기서는 어디를 볼지 정하는 데까지만 갑니다.

새는 곳을 막으려면 먼저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 글을 끝내면 손에 남는 것

표 하나가 남습니다. 가로줄에는 상품 이름, 넣어 둔 금액, 언제 쓸 돈인지, 그리고 우선순위가 적힙니다. 다음 글에서 이 표의 맨 위 한 줄부터 손을 댑니다.

왜 표까지 만드느냐면, 비용은 상품마다 다르고 그 차이가 벌어지는 속도는 돈을 얼마나 오래 두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1%포인트라도 3년 둘 돈에서는 작고 20년 둘 돈에서는 큽니다. 그래서 금액이 큰 상품이 아니라 오래 둘 상품이 1순위입니다.

실제로 이 차이는 상당합니다. 3천만 원을 매년 7%로 굴릴 때 비용이 0.5%인 사람과 1.5%인 사람의 첫해 차이는 30만 원입니다. 그런데 20년 뒤에는 그 격차가 1,800만 원이 넘습니다. 기간이 길어질수록 벌어지는 구조라서, 어느 상품부터 보느냐가 결과를 가릅니다.

준비물 — 미리 열어 두세요

하나. 쓰고 있는 증권사·은행·보험사 앱을 전부 로그인해 둡니다. 하나만 보고 끝내면 정작 오래 둔 돈이 있는 계좌를 빠뜨리기 쉽습니다.

둘. 종이 한 장이나 스프레드시트. 다음 글에서 여기에 숫자를 채워 넣을 것이므로, 지워지지 않고 다시 열 수 있는 곳이어야 합니다.

셋. 연금 계좌가 있다면 그 앱도 함께 엽니다. 연금은 대개 십수 년을 가는 돈이라 비용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지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평소에 잘 안 열어 보기 때문에 빠뜨리기 쉽습니다.

넷. 30분쯤의 여유. 오늘 다 못 해도 됩니다. 다만 계좌 하나는 끝까지 채워 보는 편이 좋습니다. 한 줄을 채워 보면 나머지는 훨씬 빨라집니다.

가입할 때 한 번 보고 다시 안 본 상품이 대개 문제가 됩니다
가입할 때 한 번 보고 다시 안 본 상품이 대개 문제가 됩니다

1단계 · 가진 상품을 전부 적습니다

이 단계를 건너뛰면 나중에 반드시 되돌아오게 됩니다. 사람들은 보통 가장 자주 들여다보는 계좌만 기억하는데, 비용이 가장 많이 새는 곳은 오히려 잊고 지낸 계좌인 경우가 많습니다. 지영도 5년 동안 거의 열어 보지 않은 펀드에서 새고 있었습니다.

무엇을 — 펀드, ETF, 연금저축, IRP, 변액보험, 예적금까지 이름이 붙은 것은 전부 적습니다.

어떻게 — 앱마다 ‘보유 상품’ 또는 ‘내 자산’ 화면을 열고 이름을 그대로 옮겨 적습니다. 이름이 길어도 줄이지 마세요. 다음 글에서 같은 이름으로 검색해야 합니다.

됐는지 확인 — 종이에 적힌 줄 수와 앱에서 본 상품 개수가 같으면 됩니다. 예적금까지 포함해서 셉니다.

2단계 · 각 상품에 금액을 붙입니다

금액이 있어야 나중에 비용을 실제 돈으로 환산할 수 있습니다. 퍼센트만 보면 1%가 작아 보이지만, 3천만 원에 붙는 1%는 30만 원입니다. 같은 숫자도 금액으로 바꿔 봐야 판단이 달라집니다.

무엇을 — 상품마다 지금 들어가 있는 평가금액을 적습니다.

어떻게 — 앱 화면의 평가액을 그대로 옮깁니다. 만 원 단위로 반올림해도 됩니다. 여기서 정밀함은 필요 없습니다.

됐는지 확인 — 금액 칸이 비어 있는 줄이 없으면 됩니다. 소액이라도 0으로 두지 말고 실제 금액을 적으세요.

금액을 옆에 적어 두면 퍼센트가 실감 나는 크기로 바뀝니다
금액을 옆에 적어 두면 퍼센트가 실감 나는 크기로 바뀝니다
자주 안 여는 계좌일수록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자주 안 여는 계좌일수록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3단계 · 언제 쓸 돈인지 이름표를 붙입니다

여기가 이 글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비용 차이는 시간이 만들기 때문에, 기간을 모르면 어느 상품부터 봐야 할지 정할 수 없습니다. 이 칸을 비워 두면 다음 글에서 결국 여기로 돌아와야 합니다.

무엇을 — 상품마다 ‘1년 안’, ‘1~5년’, ‘5년 이상’ 중 하나를 적습니다.

어떻게 — 정확한 계획이 없어도 됩니다. 지금 감으로 정하면 됩니다. 결혼·이사·학자금처럼 시기가 정해진 지출이 있으면 그것을 기준으로 잡고, 없으면 노후 자금인지 아닌지로 나눕니다.

됐는지 확인 — 세 종류 중 하나가 모든 줄에 적혀 있으면 됩니다. ‘모르겠음’은 일단 ‘5년 이상’으로 두세요. 오래 둘 돈으로 보고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4단계 · 우선순위를 매깁니다

확인할 순서를 미리 정해 두는 이유는, 한 번에 다 하려다 아무것도 못 하는 일이 흔하기 때문입니다. 목록이 열 줄이면 첫 줄만 하고 덮어도 절반은 성공입니다.

무엇을 — ‘5년 이상’ 중에서 금액이 큰 순으로 번호를 붙입니다. 그다음이 ‘1~5년’, 마지막이 ‘1년 안’입니다.

어떻게 — 기간이 먼저이고 금액이 나중입니다. 5년 이상 둘 1천만 원이, 1년 안에 쓸 3천만 원보다 앞섭니다. 비용 격차는 기간이 만들기 때문입니다.

됐는지 확인 — 1번 줄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 소리 내어 말할 수 있으면 됩니다. 다음 글은 그 상품 하나로 시작합니다.

순서를 정해 두면 어디부터 볼지 헤매지 않습니다
순서를 정해 두면 어디부터 볼지 헤매지 않습니다

5단계 · 새는 곳이 세 군데라는 것을 표로 적어 둡니다

마지막 단계는 기록입니다. 비용만 보다 보면 세금과 물가를 놓치기 쉬운데, 셋은 성격이 다르고 막는 방법도 다릅니다. 표로 옆에 붙여 두면 다음 글에서 하나씩 지워 나갈 수 있습니다.

무엇을 — 아래 표를 목록 아래에 옮겨 적습니다.

어떻게 — 그대로 베껴 쓰거나 사진으로 저장해 둡니다. 중요한 것은 셋이 각각 언제 빠져나가는지를 구분해 두는 것입니다.

됐는지 확인 — 세 줄이 다 적혀 있으면 준비는 끝입니다.

새는 곳얼마나언제 빠지나
수수료(보수)상품마다 다름 — 지영은 1.6%였습니다매년, 자동으로
세금이자·배당에 15.4%수익이 날 때마다
물가3% 오르면 사실상 3% 손해가만히 두는 동안

여기서 막힙니다

막힘 1 · 상품 이름이 너무 길고 비슷해서 헷갈립니다. 펀드 이름에는 운용사, 투자 대상, 클래스 표시가 다 들어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끝에 붙은 ‘A’, ‘C’, ‘S’ 같은 글자가 클래스인데, 이게 다르면 비용도 다릅니다. 그러니 줄이지 말고 끝까지 그대로 적으세요. 다음 글에서 이 글자가 중요해집니다.

막힘 2 · 연금 계좌 안에 상품이 여러 개 들어 있습니다. 연금저축이나 IRP는 계좌이고, 그 안에 펀드나 ETF가 담깁니다. 이 경우 계좌를 한 줄로 적지 말고 안에 든 상품마다 한 줄씩 적으세요. 비용은 계좌가 아니라 상품에 붙기 때문입니다.

막힘 3 · 보험도 적어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순수하게 보장만 하는 보험은 빼도 됩니다. 다만 변액보험처럼 안에서 투자가 일어나는 상품이면 반드시 넣으세요. 이런 상품은 비용 구조가 복잡해서 확인 효과가 가장 큰 편입니다.

완료 체크리스트

단계적을 것다 됐는지
1단계상품 이름 (줄이지 않고 그대로)앱에서 본 개수와 줄 수가 같음
2단계평가금액빈 칸 없음
3단계1년 안 / 1~5년 / 5년 이상모든 줄에 적힘
4단계확인 순서 번호1번이 무엇인지 말할 수 있음
5단계새는 곳 세 줄 표옆에 붙어 있음
종이 한 장이 생기면 다음 글은 그 한 줄에서 시작합니다
종이 한 장이 생기면 다음 글은 그 한 줄에서 시작합니다

다음 글로

목록과 순서가 정해졌다면 준비는 끝났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1번 상품의 총보수를 실제로 찾아내고, 같은 종류의 다른 상품과 나란히 놓고 비교합니다.

숫자를 찾는 일 자체는 5분이면 됩니다. 다만 어디를 봐야 하는지, ‘운용보수’와 ‘총보수’가 어떻게 다른지를 모르면 엉뚱한 숫자를 적게 됩니다. 그 부분을 단계마다 짚겠습니다.

→ 2편 · 총보수 찾아서 비교하는 법 (실행편)

→ 3편 · 세금 그릇과 물가까지 점검하는 법 (점검편)

다음 글에서 그 숫자를 직접 찾습니다
다음 글에서 그 숫자를 직접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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