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끝내면, 내가 가진 상품의 총보수가 몇 퍼센트인지 말할 수 있고 같은 종류의 더 낮은 상품과 나란히 비교한 표가 손에 남습니다. 걸리는 시간은 20분입니다.
총보수는 어렵게 숨겨 둔 숫자가 아닙니다. 다만 이름이 여러 가지이고, 화면마다 일부만 보여주는 경우가 있어서 엉뚱한 숫자를 적기 쉽습니다. 그래서 어디를 보는지가 절반입니다.
앞 글에서 만든 목록이 있으면 1번 줄부터 시작하세요. 없어도 됩니다. 지금 앱에 보이는 상품 하나만 있으면 끝까지 따라올 수 있습니다.
두 줄짜리 비교표가 남습니다. 윗줄에는 지금 가진 상품의 이름과 총보수가, 아랫줄에는 같은 종류에서 찾은 더 낮은 상품이 적힙니다. 이 두 줄이 갈아탈지 말지를 판단하는 자료 전부입니다.
왜 비교까지 해야 하느냐면, 총보수는 그 자체로 높고 낮음을 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담고 있는 것이 다르면 비용도 다른 게 당연합니다. 같은 것을 담고 있는데 비용만 다를 때 비로소 그 차이가 손해가 됩니다.
지영이 찾아낸 숫자는 1.6%였습니다. 그리고 같은 종류를 찾아보니 0.1%대 상품도 많았습니다. 숫자 하나만 봤다면 1.6%가 높은지 알 수 없었지만, 옆에 놓고 나니 분명해진 겁니다.
하나. 앞 글의 상품 목록. 1번으로 정한 상품 이름을 정확히 복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둘. 증권사·은행 앱, 그리고 인터넷 브라우저. 앱에 안 보이는 숫자는 웹에서 설명서를 찾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셋. 종이나 스프레드시트. 찾은 숫자를 그 자리에서 적어 두세요. 화면을 닫으면 다시 찾는 데 또 5분이 듭니다.
첫 단계를 앱에서 시작하는 이유는, 대부분의 경우 여기서 바로 끝나기 때문입니다. 설명서까지 찾아가는 건 앱에 숫자가 없을 때의 이야기입니다. 쉬운 길부터 확인하고 안 되면 다음으로 갑니다.
무엇을 — 1번 상품의 상세 정보 화면을 엽니다.
어떻게 — 보유 상품 목록에서 이름을 누르면 대개 상세로 들어갑니다. 안 들어가지면 검색창에 상품 이름을 붙여 넣어 찾습니다.
됐는지 확인 — 화면에 수익률 그래프나 상품 설명이 보이면 제대로 들어온 것입니다. 잔고만 보이는 화면이면 상세가 아닙니다.
여기서 조심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화면에 ‘운용보수’만 적혀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건 전체가 아닙니다. 운용사가 가져가는 몫일 뿐이고, 여기에 판매사가 가져가는 판매보수와 수탁·사무관리 보수가 더 붙습니다. 운용보수만 보고 적으면 실제보다 낮은 숫자를 적게 됩니다.
무엇을 — 화면에서 ‘총보수’, ‘보수’, ‘수수료’ 중 하나를 찾습니다.
어떻게 — 상세 화면을 아래로 끝까지 내립니다. 대개 아래쪽 ‘투자 비용’ 또는 ‘수수료’ 항목에 있습니다. 검색이 되는 화면이면 ‘보수’로 찾으세요.
됐는지 확인 — 적은 숫자 옆에 ‘총’이 붙어 있으면 됩니다. ‘운용보수 0.6%’처럼 하나만 있으면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다음 단계로 가세요.
앱에 총보수가 없거나 일부만 있을 때 쓰는 방법입니다. 간이투자설명서는 법으로 정해진 문서라 보수 항목이 반드시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까지 오면 못 찾는 경우는 없습니다.
무엇을 — 그 상품의 간이투자설명서를 열고 보수·수수료 표를 찾습니다.
어떻게 — 상세 화면 아래의 ‘투자설명서’ 링크를 누르거나, 브라우저에 상품 이름과 ‘간이투자설명서’를 함께 검색합니다. 문서에서 ‘보수’로 검색하면 표가 나옵니다.
됐는지 확인 — 운용·판매·수탁·사무관리가 각각 적히고 맨 아래 합계가 있으면 그 합계가 총보수입니다. 그 숫자를 적으세요.
비교의 전제는 ‘같은 것을 담고 있을 것’입니다. 담는 게 다르면 비용 차이는 손해가 아니라 그냥 다른 상품인 것입니다. 반대로 같은 지수를 따라가는 상품끼리라면 비용이 사실상 성적 차이가 됩니다. 담고 있는 게 같으니 비용이 곧 결과를 가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 내 상품과 같은 대상을 담는 다른 상품을 두세 개 찾아 총보수를 적습니다.
어떻게 — 상세 화면의 ‘투자 대상’ 또는 ‘기초지수’를 먼저 확인합니다. 그다음 그 지수 이름으로 검색해 나오는 상품들의 총보수를 봅니다. 이름이 비슷하다고 같은 종류인 것은 아니므로, 담는 것부터 맞춰 놓고 비교하세요.
됐는지 확인 — 표에 세 줄 이상이 채워지고, 각 줄의 투자 대상이 같으면 됩니다.
퍼센트로만 보면 1%포인트는 여전히 작아 보입니다. 그런데 이 숫자가 무서운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매년 붙습니다. 20년이면 스무 번입니다. 둘째, 한 번 빠져나간 돈은 그 뒤로 불어나지 못합니다. 빠진 돈이 낳았을 미래까지 같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무엇을 — 내 상품과 가장 낮은 상품의 총보수 차이를, 내 평가금액에 곱해 봅니다.
어떻게 — 차이가 1%포인트이고 평가금액이 3천만 원이면 첫해 30만 원입니다. 이 계산은 첫해만 보여줍니다. 실제 격차는 해가 갈수록 더 벌어집니다.
됐는지 확인 — 첫해 금액이 표 아래에 적혀 있으면 됩니다. 그 숫자를 보고도 그냥 두겠다는 판단이면 그것도 결론입니다. 적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 언제 | 0.5%와 1.5%의 차이 |
|---|---|
| 첫해 | 30만 원 |
| 20년 뒤 | 1,800만 원 이상 |
3천만 원을 매년 7%로 굴린다고 볼 때의 숫자입니다. 그동안 낸 수수료를 다 더해도 1,800만 원에는 못 미칩니다. 차액이 이보다 큰 이유는 빠져나간 돈이 불어날 기회까지 함께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막힘 1 · 같은 이름인데 총보수가 다르게 나옵니다. 클래스 때문입니다. 펀드 이름 끝의 A, C, S, e 같은 글자가 클래스인데, 판매 경로에 따라 판매보수가 달라집니다. 온라인 전용 클래스가 대체로 낮습니다. 내가 가진 것의 클래스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하세요. 같은 펀드 안에서 클래스만 바꾸는 것이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막힘 2 · ETF인데 총보수 말고도 비용이 있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ETF는 총보수 외에 사고팔 때의 거래 비용과 기타 비용이 붙습니다. 다만 오래 둘 돈이라면 매년 붙는 총보수가 훨씬 큰 몫을 차지합니다. 우선 총보수로 비교하고, 자주 사고팔 계획이면 거래 비용도 함께 보세요.
막힘 3 · 낮은 상품을 찾았는데 갈아타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판단하지 마세요. 갈아탈 때는 해지 비용과 세금이 붙을 수 있고, 그것이 아낀 비용보다 클 수도 있습니다. 특히 오래 들고 있던 상품일수록 그렇습니다. 다음 글에서 그 계산까지 하고 결정합니다.
| 단계 | 확인할 것 | 다 됐는지 |
|---|---|---|
| 1단계 | 상품 상세 화면 | 수익률·설명이 보임 |
| 2단계 | '보수' 항목 | 총보수인지 운용보수인지 구분함 |
| 3단계 | 간이투자설명서 | 합계 숫자를 적음 |
| 4단계 | 같은 종류 두세 개 | 투자 대상이 같음 |
| 5단계 | 차액 × 평가금액 | 첫해 금액이 적힘 |
숫자와 비교표가 생겼다면 이 글의 목적은 끝났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남은 두 곳 — 세금과 물가 — 을 점검하고, 갈아탈지 말지를 실제로 계산합니다.
세금은 줄이기 어렵지만 미루거나 깎아주는 계좌가 있습니다. 물가는 막을 수 없지만 어디에 두느냐로 영향이 달라집니다. 셋을 다 점검해야 새는 곳을 막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 1편 · 내 금융상품 비용 점검하는 법 (준비편)
→ 3편 · 세금 그릇과 물가까지 점검하는 법 (점검편)